사망 후 43일 만에 치러진 안타까운 외국인 무연고자 장례(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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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외국인 무연고자 사망 후 43일 만에 치러진 안타까운 장례
일간투데이/ 이호현 기자
승인 2020.07.08 20:54
[일간투데이 이호현 기자] 2020년 7월 7일 드디어 조선족이자 중국인인 故 황 **님의 장례가 43일 만에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이날 장례식에는 ㈔돌보미연대가 주관하고 안산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공개 모집된 자원봉사자 13명이 참여했다.
황 모씨는 조선족으로 10년 전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다 안타깝게도 사고사로 세상을 떠났으나 중국 현지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돼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어느덧 40여 일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은 지난 6월 말 안산 외국인주민센터를 찾아가 전후 사정 이야기를 전해 듣고, 국내 거주 중인 유가족을 수소문해 겨우 찾았으나 이들의 삶과 형편도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병원비 등 안치료를 마련하지 못해 시신 인수를 포기해야만 했다. 설령 고인을 인수한다 해도 법적으로 형제임을 증명할 길이 없어 장례를 치를 수도 없었다.
이들 3남매도 모두 중국인 국적이었다.
조선족이지만 고향이 북녘땅인지라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고국 땅에서 중국인 이방인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중국 현지 행정 시스템도 장례 진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가족관계 증명원 하나면 쉽게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고, 전산시스템 도입 이전의 문서 자료는 유실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행정사 등을 찾아다니며 방법을 모색했고, 부친이 취업했던 중국 모 기업에 남아있던 부친의 제적등본을 찾아내 이들이 형제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부친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중국대사관에서 공증받은 후에야 비로소 장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이 사망할 경우 장사법에는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될 경우 내국인과 같은 절차와 법령에 따라 처리된다.
국내인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망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병원비와 안치료, 그리고 장례비용이다. 해외 유가족이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 입국절차와 서류도 복잡하다.
안산은 외국인 근로자, 체류자, 새터민, 고려인, 사할린동포 등 등 다문화인이 많은 지역이다.
이들 상당수는 가족과 떨어져 국적, 비자 문제 등으로 아파도 제대로 된 의료 수급을 받지 못하고, 협소한 관계망 등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소외되어 죽음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다.
고단한 삶을 살다가 제대로 된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사망하는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치르면서 짚어봐야 할 법령과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느낄 수 있는 장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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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기자 hyeon5962@naver.com